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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컬럼 - 김동석의 미국보기  
작성자 김동석
작성일 31-12-2009
ㆍ추천: 0  ㆍ조회: 5056    
2009년말, 확전의 신호를 알리는 아프카니스탄
사상 최악의 9.11 테러 다음날인 9월12일 아침에 백악관 지하벙커(상황실)에서 전시내각회의가 열렸다. 체니 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대통령의 좌. 우에 앉았다. 라이스 보좌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조지 테닛(George Tenet) CIA국장 도 참가를 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다른 나라들이 명쾌한 정의를 요구할 텐데요. 처음 목표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요?” 체니 부통령이 말을 이었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로 목표를 한정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전 세계의 테러리즘을 모두 포함시켜야 할까요?” 마치 럼스펠드와 체니는 이미 논의를 거친 듯 했다.

파월 국무장관이 정리를 했다. “ 목표는 광범위한 테러리즘이겠습니다만, 첫 목표는 어제(9.11) 행동한 조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 이어서 다시 체니 부통령의 설명이 있었고 대통령이 결론을 냈다. “ 빈 라덴부터 시작하시오 그리고 성공한 다음에 전 세계를 향해서 막대한 공격을 퍼부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 대통령은 우선순위를 테러의 복구와 수습에 두고 ‘미국의 행동’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테러리즘 척결“이란 지침을 내렸다.

2001년 10월7일 , 미국은 아프카니스탄을 향해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건국 역사상 최악의 날로 기록된 9.11테러에 대한 보복이자 ‘테러와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국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카에다 및 이들을 비호해온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공격했다.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면서 부시 대통령은 “ 우리는 이 전쟁에서 결코 지치지 않을 것이고 주저하지도 않을 것이며 패배하지도 않을 것이다 ”라고 천명했다. 미국의 공격은 아프카니스탄을 초토화 시키면서 알카에다를 지원하는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다. 아프카니스탄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던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리스트들은 국경부근 산악지대와 사막의 모래밭 밑으로 흩어져 잠적하고 말았다.

그 후 미국은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그러한 와중에 알카에다는 다시 고개를 들고 세계 곳곳에서 미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라크 전쟁의 실패로 인하여 부시 정부가 몰락했고 오바마 정부가 들어섰다.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고 탈레반의 알카에다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시작한 아프카니스탄 전쟁이 만8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미국과 나토군은 아프칸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 했지만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완승을 거둔 오바마측 수뇌부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대외정책의 초점을 아프카니스탄에 맞추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분쟁지역 해결사로 민주당 최고의 외교관으로 정평이 난 리처드 홀부르크를 아프카니스탄의 특사로 임명하고 취임이후 2만1천명의 병력을 추가로 투입 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도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명분 없는 전쟁’이란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난 19일 CNN방송은 오피니언리서치와 공동으로 시민을 대상으로 전화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프칸전의 상황이 과거 베트남전에서 직면했던 것과 같은 상황으로 변모했다고 보는 응답자가 52%로 집계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세계의 공중지휘 통제기로 알려진 E-4B 미 공군기가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로버츠 게이츠 국방장관의 하와이. 일본. 한국. 슬로바키아의 5박6일간 순방길이다. 이날 국방장관을 태운 E-4B 공군기가 우리에게 특별하게 주목을 끈 이유는 워싱턴의 한국특파원(조선일보, 연합통신) 두 명을 동승시켰기 때문이다.

국방장관은 하와이 호놀룰루의 캠프 스미스 기지의 ‘로버트 윌러드’ 태평양사령관 취임식에 참가하고 일본을 거쳐서 21일 서울에 도착했다. 국방장관은 한국기자 2명을 포함한 14명의 동승 취재기자들을 위한 기내 기자회견을 통해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대해서 각별하게 설명했다.

국방장관의 의중엔 일본 내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아니고 한국과의 전시작전권 환수도 우선이 아니었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이 핵심주제였다. 일본의 기타자와 방위상은 게이츠 장관을 면담한 직후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 아프칸에서 민생지원만으론 방안이 될 것 같지가 않다 ”라고 하면서 일본 자위대를 활용할 가능성을 내 비쳤다.

게이츠 장관의 파병요청 강도를 짐작케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국방부 ‘모렐’ 대변인은 기내에서 한국특파원과의 담화에서 “ 한국의 아프칸 지원은 의무(obligation)이다 "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서울에 도착한 로버트 게이츠 장관은 우선은 예의를 갖추어서 ” 한국이 아프카니스탄에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한국의 결정“이라고 애써 강조해서 말했지만 여하튼 게이츠 장관의 결론은 한국은 아프카니스탄에 파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 한국군의 국제사회 기여는 그것은 전적으로 한국을 위하는 일이다 “라고 했다.

오바마 정부는 부시 행정부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실패한 대테러전의 본질을 명확하게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이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친미적 안정화를 대테러전의 기본으로 지침을 삼고 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낸 명분 없는 싸움터였던 이라크 보다는 아프카니스탄으로 대테러 전쟁의 명분을 다시 찾겠다는 의도이다.

미국이 대의명분과 실리 두 가지를 챙기려면 아프카니스탄을 확고하게 점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압박해서 통치권에 대한 기반을 재 확보하는 것이다. 아프카니스탄의 친미정부야말로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와 이라크에서 잃어버렸던 명예와 경제적 피해 등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군사. 경제력에서 빠르게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팽창에 대한 미국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아프카니스탄에서의 헤게모니이다. 중국 본토로 향하는 중동으로 부터의 에너지 공급원을 통제하려면 가장 중요한 거점이 바로 아프카니스탄이기 때문이다. 향후 30년간 미국의 대외정책 가이드 라인인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들추어 보면 미국의 유라시아지역의 핵심 거점 역시 아프카니스탄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 임명을 받은 직후 마치 미리 준비라도 했었던 것처럼 자신의 외교정책 가정교사격인 리처드 홀부르크를 대통령에게 천거해서 아프카니스탄의 특사로 임명을 받도록 했다. 힐러리 장관은 아예 카불(아프카니스탄의 수도)에 캠프(Camp Post)를 설치해서 홀부르크 특사를 현장에 머물게 하고, 지난 만10개월 동안 아프카니스탄 이슈를 갖고서 전 세계를 드나들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가장 만만한 일본과 한국은 물론이고 나토를 비롯한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요청이 있으면 아프카니스탄에 군대를 보내라” 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힐러리 장관은 하미드 카르자이 친미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고 , 그 다음에 한층 강화된 화력(국제사회의 협력)으로 탈레반 잔당을 색출하면서 대테러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2004년 9월에 아프카니스탄 역사상 최초의 국민투표에 의해서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선출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지난 8월 대선전에서 부정선거의 시비에 휩쓸리어 정국이 혼란에 빠졌다. 힐러리 장관뿐만이 아니고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일주일을 카불에 머물면서 카르자이 대통령을 설득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서 11월8일 재선거 실시를 발표했다.

재선거를 통해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 대통령에 취임을 하게 되면 미국의 행보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화력을 총 집중해서 탈레반을 들추어내어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을 색출한다는 계획이다. 아프카니스탄의 대테러전이 년 말 국제사회를 뜨겁게 달구어 낼 것 같다.

2007년 여름, 한국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은 “ 아프카니스탄 한인 피랍 사건 ” 이다. 샘물교회에서 아프카니스탄에 파견한 선교자원봉사자들이 탈레반세력에 납치당한 사건이다. 생각조차도 싫은 무시무시한 일을 당했던 것이다. 이라크전에 파병한 한국에 대해서 이슬람 테러세력들의 반응(보복성)이기도 하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들은 세계 도처에 산재되어 있다. 국제화시대에 한국인들의 세계여행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의 제1목표는 자국민의 안전과 보호다. 미국으로 부터의 아프카니스탄 파병요청을 한국정부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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