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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컬럼  
작성자 필라코리안
작성일 17-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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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환 목사의 신앙 이야기-3

잃어버림의 신학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 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빌립보서 3 : 4-14

하나님은 있게도 하시다가 없게도 하시고 없는 것도 있게 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건설하여 세우기도 하시고, 파멸하여 넘어뜨리고 파괴하기도 하십니다.
하나님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용하기도 하시고, 있는 것을 폐하고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주기도 하시다가 가져가기도 하시며, 높이기도 하시다가 낮추기도 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영광 가운데로 인도하시다가 고난의 풀무 안에 집어 던지기도 하십니다.

성경은 많은 곳에서 하나님의 하시는 이와 같은 일을 말씀하고 있으나, 사도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이와 같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자신의 삶을 통하여 진솔하게 고백하며 간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 자신을 신뢰하던 자신만만함과 가문의 전통과 학문, 그리고 나아가 율법으로 흠이 없이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던 자신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그가 그 모든 것을 해로 여기고 배설물로 여기게 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안에서 재발견된 자신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 재발견은 자신의 어떠한 수고와 노력이 아닌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로서 난 의’라고 고백하며 이제는 그것을 위하여 달려가고 있노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역시도 세상 학문, 가문, 신앙(율법) 등 그 모든 것을 중시하고 그것을 위하여 열심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 열심이 지나쳐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을 핍박하기도 하였던 사람입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만난 후 자신이 자랑하던 그 모든 것을 “버렸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버림은 내 스스로의 의지입니다.
쓸모가 없어 내다 버리는 것이 아닌, 아직도 내게는 유용한 것이지만 과감하게 내다 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다 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소유했을 때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여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느니라.”(마 13:44)
“베드로가 여짜와 가로되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나이다.”(막 10:28)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는 내 의지가 아닌 ‘잃어버리게’도 하시는 분입니다.
내 생각으로 나에게 중요한 것이지만, 하나님을 섬겨나감에 있어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을 잃어버리게도 하신다는 말입니다.
때로는 사업을, 건강을, 자녀를, 그 외에 어떠한 것들도 잃어버림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재발견되게 하려 함입니다. 그것은 잃어버림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림을 통하여 하나님의 어떠한 목적을 이루게 하려 함입니다.
사도 바울은 비로소 그것을 재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분토와 같이 배설물처럼 여기고 뒤에 있는 것은 다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발견함에 있어 첫 번째는 바로 정체성의 문제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난지 팔일만에 할례받은 자요 율법으로 흠없는 바리새인이라고 하던 그 모습이 자기 자신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아 거듭나는 그것이 바로 진정한 그리스도(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목적의식입니다.
자신의 열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깨달았기에 그는 그토록 죽기까지 그리스도를 위하여 일생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예전 육신에 있어 가졌던 열심보다도 더 열정적인 열심으로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 번째는 결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재발견한 마지막의 결과를 보았기에 그의 앞에 있는 부르심의 상을 향하여 좇아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아내가 쓰러진 지 4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하나님은 나에게 있어 아내를 잃어버리게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나에게 있어 더 많은 것들이 잃어버려져야 하지만 하나님은 그것들도 차근차근 잃어버리게 하실 것입니다.
아내를 잃어버리고도 여전히 내 안에 가득한 정욕과 욕심, 이기적인 마음과 세상적이요 마귀적인 것들... 일일이 말하기도 부끄러운 그런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다 버리기를 원하시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버리지 아니하면 잃어버리게라도 하시어서 당신 안에 재발견되게 하고, 새롭게 세워 주시겠다는 하나님 당신의 의지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잃어버리게 하심을 통하여 이제 내가 발견해야 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과 목적, 결과입니다.
아직 나는 아무 것도 재발견하였다고 고백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그것을 알게 하셨으니 또한 그것들을 알게 될 것을 믿습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사도 바울의 말처럼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은 것처럼 너희도 나를 본받은 자 되라고 하는 그런 말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2012년 3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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