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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8-01-2010
분 류 College
 
대학생 절반이상 심각한 우울증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을 저지른 조승희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정신세계를 가졌다는 지적이 현재 속속 나오고 있다. 그가 자행한 살인극은 이런 정신적 결함에 따른 결과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 대학 사회에 언제든 제2, 제3의 조승희가 나올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대학엔 정신적 문제를 겪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2년 1월 미 버지니아주 애팔래치안 로스쿨에선 나이지리아 출신 학생이 자신의 성적과 학사행정에 불만을 품고 학장과 교수, 학생 등 3명을 총을 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 2001년 콜로라도주의 콜게이트 대학에선 술에 만취한 대학생들이 차량을 타고 광란의 질주극을 벌여 모두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플로리다대학 정신건강상담소장인 잭키 에이어스 박사는 “대학 캠퍼스에서 우울증과 스트레스, 술과 약물 과다 복용 등을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발간된 ‘정신병자들의 대학’이라는 저술에서 하버드대학 정신건강연구소장인 카디슨 박사는 전체 미국 대학생의 약 절반 가량이 대학 재학 시절 심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고, 10명 중 1명은 심각한 자살 충동을 갖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 불안심리협회가 올해 내놓은 조사 결과 내용 중에는 “미국 대학생 중 13% 정도가 대학 정신건강상담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돼 있다.

현실은 갈수록 심각해지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은 대학과 사회, 부모와 교수로부터 방치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의료원 심리담당 책임자인 에릭 하일리겐스타인 박사는 “부모들조차 자녀들이 어떤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대학에선 정신 상담을 받으려고 예약을 해도 수주일을 기다려야 한 번 면담을 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대학들은 최근 재정적 이유를 들어 정신상담·치료 분야의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학생들이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어도 이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9일 “대부분의 경우 미 대학들은 당사자 학생의 동의 없이는 부모에게조차 자녀의 의료기록 등 어떤 문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하버드 대학 카디슨 박사는 “대부분의 주(州) 법률에 따르면 대학은 학생의 행동이 본인 또는 다른 이들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이들을 병원에 보낼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미 대학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데는 인권과 돈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한몫하고 있다. 정신적 이상 증세가 있다고 해서 입학을 불허하고나 그 정보를 노출했다가는 커다란 재정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입원한 경력이 있는 학생이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자 자신의 병력을 공개한 뉴욕시티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시티대학은 작년 8월 6만5000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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